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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 주말 후기 _ 참가 중
신정아
 
2023-02-02

ME 주말 후기를 몇 줄의 글로 표현하기란 정말 아무리 생각해도 불가능한 것 같다.

23일간의 감동과 행복, 그리고 우리 부부의 변화~

너무 어려운 일이지만 오늘은 내가 그 어려운 걸 한번 해보려고 한다.

 

좋은 것은 나누어야 하고 그것이 예수님의 가르침에도 맞는 것이기에~

우리 부부를 ME 주말로 이끌어 주신 것은 분명히 주님이라 믿기에~

나의 ME 주말 후기를 보고 또 누군가는 ME 주말에 참석할 결심을 하리라 믿기에~

서론이 너무 거창했나~

 

오늘은 ME 주말 참가를 위해 피정의 집에 도착한 때부터~

23일 동안의 프로그램을 참가했던 일들에 얘기를 해보려고 한다.

ME 주말이 시작하는 금요일 저녁~

피정의 집은 등촌동에 있었는데 도착해서 접수를 하고 방 배정을 받았다.

우리 방은 3층이었다.

피정의 집이 다 그렇듯이 참 소박한 방이었다.

잠시 후 2층 발표실로 오라는 안내가 있어서 2층으로 내려갔다.

그 당시 우리 부부처럼 'ME 주말' 에 참석한 부부는 17부부~

발표실에 사람들이 가득했지만 서로 말을 하는 사람들은 없었다.


모두 다 처음보는 사람들이었으니 당연히 분위기는 어색어색~

먼저 신부님이 간단한 오리엔테이션을 시작하셨다.

 

신부님은 'ME 주말' 에는 천주교 신자만 오는 것은 아니라고 얘기해 주셨다.

같이 참가했던 17부부 중에서는~

부부 중 1명만 천주교 신자인 분들이 1/4 정도이고~

부부 2명 모두 개신교 신자인 부부도 여러 부부가 있었다.

'ME 주말' 은 부부를 위한 교육이기 때문에 종교는 상관없다고~

 

신부님이나 수녀님도 참가하실 수 있고 부부들과 같이 교육을 받는다고 한다.

마침 그때는 참가하신 신부님이나 수녀님이 안계셨다.

 

피정의 집에는 우리 부부처럼 교육을 수강하기 위해 온 수강 부부들이 있고~

수강 부부들이 교육에 잘 참가하도록 이끌어 주는 발표 부부들이 있었다.

발표 부부는 쉽게 말하자면 봉사해주는 부부~

발표 부부는 총 3부부였다.

신부님 한 분과 발표 부부 3~

그렇게 7명이 참가한 수강 부부들을 위해 한팀으로 조직되어 봉사를 한다는 것이다.

 

주말동안 사용하는 워크북에는 다양한 주제의 교육 내용이 담겨 있었다.

발표 부부들은 대화하는 방법을 알려줬다.

자신들의 경험을 가지고~

그 경험들을 듣고 워크북에 따라 부부가 대화를 하면 된다.

대화 시간은 따로 정해져 있었다.

매일 만나는 남편과 무슨 할 말이 더 있을까 생각했었는데~

우리 부부는 23일 동안 주어지는 대화 시간이 항상 부족할 만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저녁에는 늦게까지 안자고 이야기를 나눴을 정도~

처음엔 '우리 부부는 서로 얘기도 많이 하는데 궂이 대화하는 방법을 알 필요가 있을까' 라고 생각했었지만~

내 생각은 완전히 틀렸었다.

누구든 'ME 주말' 에 참가한다면~

그 동안 모르고 있었던 부부 대화 방법을 확실히 배워서 부부 사랑의 대화를 꽃 피울 수 있다고~

'ME 주말' 을 체험한 한 사람으로서 난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그 동안 내가 남편과 했던 대화는 마음을 나누는 대화가 아니라 단순히 살기 위한 대화였다.

그냥 아이들을 키우면서 하루하루의 생활을 위해 하는 대화였을 뿐~

내 마음과 생각들을 나누는 대화는 'ME 주말' 부터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어떤 공감도 없이 그냥 막무가내로 내 생각을 이야기 한다면 배우자는 받아주기 어려울 것이다.

맞벌이 부부로서 매일 매일의 삶도 바쁘기만 한데 어떻게 진실한 대화가 오고 갈 수가 있을까~

 

그 당시 결혼 15년차가 된 우리 부부에게는 어쩌면 결혼 초보다 대화가 적어졌던 것이 당연한 건지도 몰랐다.

'ME 주말' 에서 발표 부부들은 자신의 경험을 가지고 여러가지 주제에 대한 대화 방법을 알려주었는데~

먼저 자기 자신을 이해하고 배우자의 말에 공감하면서 잘 듣는 벙법과~

마음을 나누며 진심으로 대화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 주었다.

세부적인 것까지 다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정말 필요한 내용이었다.

부부 대화 방법을 알고 나니~


세상에나~

마음을 나누는 대화를 이렇게 쉽게 할 수 있다는 것이 놀라울 뿐이었다.

그 동안 남편에게 솔직히 꺼내 놓고 얘기하기 어려운 것에 대한 이야기도 나눌 수 있었다.

같이 사는 부부지만 서로 할 수 없었던 이야기...

난 내 이야기를 꺼내 놓았고 남편도 그랬다.

너무 개인적인 이야기지만~

그 때 우리 부부는 이야기를 나누면서 서로 많이 울었다.

이 시간을 통해 우리 부부는 여러가지 대화를 나누었고 서로를 더 많이 이해할 수 있었다.

 

정말 다행히도 참가한 부부들에게 대화한 내용에 대한 발표를 시키지는 않았다.

공개적으로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 때에는 희망자에 한해서 공개 나눔을 했다.

그런데 우리 부부는 공개 나눔을 하지 않았다.

너무 개인적인 부부의 일을 공개할 필요가 없었으므로~

공개 나눔은 말 그대로 자유~

 

처음엔 23일간 다른 부부들과 함께 있을텐데 사생활이 노출되지 않을 수 있을까 걱정이 되었다.

신부님이 처음 오리엔테이션에서 함께 참가한 다른 부부들에게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된다고 하셨다.

'ME 주말' 은 사람을 사귀러 온 것이 아니라 오직 배우자와 나를 위해서 온 것이기 때문에~

쉬는 시간에도 앞뒤에 앉은 부부들에게 말을 걸지 말고 오직 배우자에게만 신경을 쓰라고 하셨다.

궂이 서로 인사할 필요 없다고~


그래서 우리 부부 이외에는 다른 부부들의 얼굴을 쳐다볼 일도 거의 없었다.

식사 시간에 밥을 먹으면서 조금 이야기를 나누는게 다였다.

우리 집 얘기는 좋던 나쁘던 나가서 하고 싶지 않았는데 다행이었다.

사생활이 이래서 보장된다고 했나보다~

왠지 문제 있는 부부들이 참가하는 부부 교육 같은 느낌인데?

 

함께 참가했던 부부들이 어떤 사정이 있어서 참가하게 됐는지 그 속사정을 다 알 수는 없지만~

희망자에 한해서 이루어 졌던 공개 나눔 시간에~

몇몇 부부님들이 이야기를 하셨던 걸 기억해 보면~

부부 사이에 특별히 큰 문제가 있는 부부들이 참가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물론 부부 사이에 소소한 문제들은 당연히 있겠지만~

 

대부분은 우리 부부처럼 평범하게~

부부 사이를 더 좋게 해 줄거라고 지인들이 권해서 참가하게 되었다고 했다.

그런데 부부가 마음이 맞아서 같이 'ME 주말' 에 가보자 라고 한 경우보다는~

부부 중 한명이 먼저 가자고 하고 다른 한명은 그런게 왜 필요하냐고 하면서 버티다가 결국 설득에 못이겨 오게 되었다고~

아마 다들 우리 부부와 비슷하겠지~

그런데 난 'ME 주말' 에 다녀오고 나서 나와 상의도 없이 먼저 'ME 주말' 신청을 해준 남편에게 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고마워하고 있다.

'ME 주말' 체험 이후로 서로를 보는 우리 부부의 얼굴은 달라졌고~

서로를 대하는 마음도 완전히 달라졌으니~

부부에게 그 만한 은총의 시간은 또 없을 것 같다.

 

그렇게 여러가지의 궁금증을 안고 갔던 'ME 주말' 의 모든 프로그램이 끝나고~

파견미사 후에 가방을 챙겨서 집으로 가려고 나왔더니~

금요일에 우리 부부를 피정의 집으로 데려다 주셨던 분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계셨다.

꽃다발까지 준비해 오셔서 'ME 주말' 을 잘 마친 것을 축하해 주셨다.

 

죄송하게 왜 또 오셨냐고 했더니만~

달라진 우리 부부의 얼굴이 보고 싶어서 온거라고~

그전에 참가한 부부들에게도 다 그렇게 해주셨다고~

ㅠㅠ

 

그 분들이 우리 부부를 피정의 집에서 다시 집까지 데려다 주셨고~

집 근처에서 같이 저녁도 먹었고~

어머어마한 축하도 받았다.

이렇게 23'ME 주말' 의 길고 긴 이야기가 끝났다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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