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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Marrige Encounter) 체험기 (조수연 안젤라)
조수연
 
2023-01-10

저와 임마누엘은 고등학교 선후배 사이로 남편의 오랜 구애 끝에 결혼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임마누엘의 긴 짝사랑을 받아주었을 때, 저는 온전한 수용과 변하지 않는 사랑만을 바랬습니다. 저는 이혼 가정에서 자라 좋은 가정의 표본을 알지 못한 채 자랐습니다. 어떻게 가정 생활을 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지 몰랐고, 사소한 다툼을 크게 만드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아버지에 대한 부정적인 마음이 부정적 남편상을 자아내어 저를 임마누엘과 친밀하지 못하게 하였고, 그런 상처받은 마음을 애둘러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온전히 서로를 이해할 수 없으니 저는 늘 수용받지 못한다고 생각하며 한계를 느꼈습니다. 저의 소통하고자 하는 마음은 점점 임마누엘을 정신적 피로로 내몰았고, 그럴 때마다 스스로를 껴안기 어려운 선인장 같은 존재라 여기며 서글퍼 했습니다. 외적으로는 아무런 문제없는 여느 부부처럼 보였을테지만, 사실상 ME 주말을 다녀오기 전의 저는 무중력 상태에서 부유하는 먼지 같은 상태였습니다.

인간 심리에 대한 호기심이 많았던 저는 심리학 공부를 통하여 다양한 인간 유형에 대해 배웠고, 유형에 따라 사람들이 행동과 생각을 달리 한다는 것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남편과의 관계에서만큼은 남편 또한 다양한 유형 중의 하나라고 인정하는 것이 어려웠고, 머리로는 이해가 되어도 마음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을때에는 쉽게 무너지기 일수였습니다. 나는 왜 그토록 많은 시간을 임마누엘과 대화하는 데에 할애하면서도 공허한지에 대한 해답을 찾고 싶었습니다. 기존에 내가 알고 있던 것들이 무엇인가 부족했음을 느끼게 된 순간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성서 40주간의 같은 조원이었던 분께 ME주말을 추천받게 되었고, 아무런 준비 없이 막연한 기대감만을 갖은 채 ME주말 여정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ME주말 프로그램을 통해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알지 못했던 나의 모습이 교만의 또 다른 모습이라 느껴져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ME주말을 통하여 새롭게 재정립한 다양성은 이전의 ‘사랑이 없는’ 그것과는 달랐습니다.

하느님의 도우심이 없이는 배우자의 내밀한 내면세계까지 도달할 수 없다는 것을 배웠기 때문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완성하신 사랑의 황금률에서와 같이 내가 받고 싶었던 것 그대로 배우자에게 해주면 되는 것인데, 이전의 저는 항상 ‘내가 먼저 받은 후에’라는 단서를 붙였습니다. 참사랑은 조건 없이 베푸는 것인데 말입니다. 저는 이제 임마누엘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고, 그것은 저희 부부에게는 큰 은총의 선물이 되었습니다.

성사적 삶을 사는 부부에게 오는 가장 큰 은총은 치유의 은총이라고 합니다. 우리가 치유를 받기 위해서는 먼저 ‘용서’라는 과정이 필요하고, 이 용서를 통해 치유의 은총이 오는 것입니다. 그와 온전한 성가정을 꾸리기 위해서는 가정의 중심을 하느님께 두어야만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혼인성사는 각각의 배우자가 서로에게 주는 유일한 성사입니다.

때때로 무너지고 실망하더라도 주님께 구하면 그분께서는 그를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도록 능력을 주십니다. 우리에게 서로를 다시 사랑하도록, 새로이 결심할 수 있는 마음까지도 불어넣어 주십니다. 저마다 우리 각자에게 주신 은총이 있지만 발견하지 못했을 뿐, 우리에게는 이미 그러한 능력이 잠재되어 있습니다.

공동체를 통하여 치유하여 주시고, 말씀을 통하여 우리를 건강하게 해주십니다. 부부란 각각의 우주와 그 우주의 교집합인 일부로 살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교집합 안에는 주님의 사랑이 존재하고, 우리는 그분의 사랑안에서 공고해질 수 있습니다. 배우자의 우주가 충만할 때, 나의 우주 또한 기쁨이 흘러넘치고, 비로소 우리는 주님의 사랑을 전하는 빛의 자녀로 거듭날 수 있을 것입니다. 주님의 초대가 느껴지신다면 주저하지 말고 그 초대에 응하세요. 더 큰 은총의 때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리스도를 경외하는 마음으로 서로 순종하십시오.” (에페소서 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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